La canción de Alicia 앨리스의 노래
La canción de Alicia, 앨리스의 노래라고 알려진 이 로스트웨이브는 2021년 7월 5일, 페이스북의 Jitomate Triste가 처음으로 "이 노래 아는 사람 있나요?"라며 질문을 올리며 세상에 알려진다. 그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장면을 넣은 영상을 올렸다. 대략 1분 4초의 길이로 알려진 영상은 Jitomate Triste 계정이 페이스북에서 사라지면서(야짤 등의 문제가 많은 계정이라 언제 정지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볼 수 없게 되는 줄 알았지만, 다니엘 구티에레즈(Daniel Gutierrez)가 영상을 백업하면서 볼 수 있게 된다.
다니엘은 Lost Media Perdidos Posting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Jitomate Triste가 올렸던 영상을 화면 녹화로 백업했다고 알리고 자신이 녹화한 영상을 올린다. 그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유저들에게 이 노래의 제목을 찾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소소하게 페이지 내에서 화제가 되던 이 노래는 Bluxid_가 유튜브에 올리면서 큰 관심을 받게 된다.
일각에서는 칠레의 밴드 Gin&Tonic이 부른 노래가 아닐까 추측했었다. 왜냐하면 목소리가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노래를 찾는 사람들은 Gin&Tonic의 멤버인 리카르도 멘데즈(Ricardo Méndez)에게 연락했고, 그는 자신들의 노래는 아니지만 노래가 꽤 좋다면서 커버 영상을 올린다.
그러나 이 때문에 앨리스의 노래의 정체를 밝히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 이유는 이 커버 버전이 널리 퍼지고, 나중에 앨리스의 노래를 알게 된 사람들이 죄다 "이 노래가 원본이에요"라고 하면서 리카르도의 커버 영상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 일종의 정보오염이 된 사례다. 아무튼 이 일로 인해서 앨리스의 노래를 수색하는 일은 난항을 겪으며 사실상 중단된다.

Bad Influence
2017년쯤, 페루에서 Bad Influence라는 이름의 밴드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10대였고, Diego Salcedo(보컬), Jesús Saldaña(리드 기타), Flavio Román(리듬 기타 및 보컬), Carlos Mendoza(드럼), 이렇게 네 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들은 여느 인디 밴드가 그랬듯이 음악으로 성공하는 삶을 꿈꿨다.

그렇게 당찬 꿈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그들은 성공하지 못한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부푼 꿈을 안고 만들어진 인디 밴드는 하루에도 수십 개가 넘을 테니까. 그런 이들이 전부 성공할 수는 없는 법이고, 그 이치는 Bad Influence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었다. 그들은 그렇게 2019년까지 활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학교 생활과 병행했기에 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성인이었다면, 아무런 성과와 수입도 없이 2년간 밴드 생활을 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을 테니까.
그들은 2018년, 노래를 하나 녹음한다. 그리고 그들은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는 좌충우돌 10대. 노래를 어떻게 세상에 공개하고, 홍보해야 할 지도 잘 모르는 소년들이었다. 멤버 중 한 명이 그들의 노래에 구글에서 찾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GIF 파일을 넣어서 Inshot이라는 비디오 편집 툴로 편집했다. 그리고 그 영상을 페이스북의 인디 505 그룹에 올렸고,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관리자에 의해 삭제되고 만다.
그들의 노래 제목처럼, 꿈은 영원하다
그리고 2024년 5월 16일, 레딧의 유저 u/JMike_324는 대학에서 친구와 대화를 나누다가 이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의 친구는 이 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다면서 그 밴드를 알고 있다고 말한다. 친구가 말한 밴드의 이름은 바로 Bad Influence. 페루에서 활동하던 밴드이며, 심지어 자신이 밴드 멤버 중 한 명을 알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u/JMike_324는 여러 정보를 더 얻은 뒤, Bad Influence가 2018년에 페루의 수도 리마에서 라이브 공연을 했던 페이스북 게시물을 찾았고, 레딧에 글을 올린다.

이렇게 Bad Influence가 앨리스의 노래의 주인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제목은 <Dreams 4ever>라는 사실을 알아낸다. u/JMike_324는 레딧에 인증글을 썼고, 로스트웨이브는 해결되었다. 이 노래에 대한 사연은 다음과 같았다.
페이스북의 인디 505 그룹에 홍보용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GIF 이미지를 넣은 1분 4초짜리 영상을 올렸지만, 관리자에 의해 금장 삭제된다. 그러나 Jitomate Triste라는 유저가 그 영상을 삭제가 되기 전에 다운로드했던 것이다. 그는 영상을 잊고 있다가 2년 뒤인 2021년 7월 5일, 본인의 계정에 이 노래를 아는 사람이 있는지 묻는 글을 다운로드했던 영상과 함께 올린다. 계정 자체에 문제가 많았기에 계정과 함께 게시글도 삭제가 되었지만, 삭제가 되기 전에 다니엘 구티에레스가 화면 녹화로 영상을 백업했고, 이를 Bluxid_가 유튜브에 올리면서 유명해진 것이다.
우연에 우연이 겹치면서 Bad Influence의 꿈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Bad Influence는 3개월 뒤, 그들의 노래를 리마스터한 버전을 공개했다.

우리에게 꿈이란
우리는 각자 다른 꿈을 가지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이루고 싶은 목표, 다른 이들에게는 단순한 희망이나 바람. 그렇지만 각기 다른 그 꿈들의 공통점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꿈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현실의 벽을 뛰어넘을 힘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모든 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꿈에 닿지도 못하고 끝나는 사람들이 꿈을 이룬 사람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면 그 모든 꿈들은 무의미할까?

친구들, 너희들의 응원과 팬심에 항상 감사해.
우리는 더 크고 유명해지기를 바라고 있어.
항상 뭔가 공유하고 싶었다고...
그리고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구나.
즐겨줘!
Bad Influence를 생각해 보자. 이들은 음악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잊힌 밴드가 되었다. 그런데 그들의 꿈은 시간이 지나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뤄지게 된다. 그들이 자의적으로 이뤄낸 직접적인 성공이라 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그들의 음악을 기억하고 공유하면서 꿈이 살아나게 된 것이다.
즉, 꿈은 단순히 이뤄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꿈은 그걸 품고 살아가는 과정 자체에 의미가 있다. 꿈을 꾸고, 그것을 좇고, 실패하면서 우리는 변화하고 성장한다. 그 결과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방식이더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게 될지도 모른다.
꿈이란 우리가 존재했음을 증명하는 흔적이다. 그리고 그 흔적은 단 한 명이라도 기억하는 한 영원히 계속된다. 마치 Bad Influence가 그들의 노래 제목 <Dreams 4ever>처럼 영원히 기억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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