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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미디어

스스로 카메라가 된 여인, 비비안 마이어 비비안 마이어, Vivian Maier2007년, 미국 시카고의 한 창고 경매에서 수십 롤의 흑백 필름이 발견되었다. 평범한 거리 풍경, 낯선 이들의 초상, 어딘가 불안하면서도 아름다운 자화상. 이 사진들은 곧 전 세계의 예술가와 평론가, 대중을 놀라게 했다. 사진의 주인공은 생전에 단 한 번도 전시회를 열지 않았던 무명의 여성,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였다. 이후의 이야기는 마치 하나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그녀의 이름은 전 세계 미술관에 등장하고, 사진집은 베스트셀러가 된다. 그러나 이 모든 관심의 중심에 있는 사람은 이미 세상을 떠나 있었고, 살아 있는 동안 누구에게도 자신의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다. 여기서 우리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이런 인물이 탄생할 .. 더보기
사라진 남북합작 애니메이션, 왕후 심청 왕후 심청은 어쩌면 어렸을 적에 당신들이 봤을 애니메이션일지도 모른다. 이 장편 애니메이션 영화는 과 을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 애니메이터 넬슨 신(한국 이름: 신능균)이 감독을 맡았다. 은 ㈜코아필름서울, 코아필름(미국) 그리고 북한의 조선4·26아동영화촬영소가 공동으로 참여해 제작기간 7년, 제작비 70여 억 원을 들여 제작했다. 이는 넬슨 신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으며, 그가 직접 북한을 오가면서 현지 인력과 협력해 주문제작방식(OEM)으로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음악 또한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북한과 동시 개봉을 진행했다. 2005년 8월 한국과 북한에 동시 개봉했는데, 북한에서는 국제영화관, 개선문 극장 등 평양의 6개관에서 개봉했다고 전해진다.   .. 더보기
로스트미디어 발굴의 이상적인 모델 로스트미디어와 저작권법지난번, " href="https://lostmediakr.tistory.com/18" target="_blank" rel="noopener"> 포스팅을 통해 로스트미디어 발굴에는 항상 법적인 충돌이 수반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로스트미디어를 찾더라도 저작권자의 협의가 되지 않으면 공개가 힘들다. 물론 저작권 침해는 기본적으로 친고죄에 해당하기에, 저작권자가 인지를 하지 못한 경우, 혹은 저작권자가 무시하고 넘어갈 경우에는 처벌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든 저작권자가 변심할 경우, 인지할 경우가 존재하기에 로스트미디어의 발굴 및 공개는 항상 그런 위험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그런 위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Ray Mona의 사례로스트미디어 발굴을 논할 때, 그녀를 빼.. 더보기
로스트미디어와 저작권, 그리고 카피레프트 모든 것은 저장되지 않는다우리는 인터넷 시대를 살면서 모든 것이 저장되어 보존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24년 9월 22일 BBC 기사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만들어젠 웹 페이지 중 약 25%가 사라졌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우리가 익숙하게 접하던 정보들─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사진, 그리고 인터넷 게시글까지─언제든 증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장 블로그에서도 여러 사례를 다뤘다. 예를 들어, " href="https://lostmediakr.tistory.com/16" target="_blank" rel="noopener">의 경우에는 밀림닷컴 홈페이지 자체가 폐쇄되면서 수색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는가. 이렇게 사라지는 것들은 전부 로스트.. 더보기
시대가 만든 로스트미디어, 폭풍소년 혹시 이 사진이 익숙한가?이라는 제목은 몰라도, 그 뒤에 가려진 영어 타이틀은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것이다. 바로 . 오토코 카츠히로가 만화잡지 에 연재한 작품을 원작으로 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아키라는 현대 아니메의 표준을 확립하게 되었다.-로튼토마토 총평  는 당시 15만 장의 셀화, 2,200컷의 원화 등 압도적이고 파격적인 규모로 제작되었으며, 첨단 기술을 도입하며 매우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서양권에서는 당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상징하는 작품으로 인정받으면서 시대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맥스무비의 평론가 정유미의 "걸작의 조건 중 하나는 생명력이다."라는 말처럼, 는 사이버펑크와 절정에 달했던 일본 버블경제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현대에 와서도 끝없이 언.. 더보기
사이버 고고학자가 되는 법, 로스트미디어 찾기 여는 말, 우리가 찾는 것로스트미디어로 카테고리를 분류했지만, 이 방법은 로스트웨이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임시정부의 국새와 문헌들처럼 역사적인 로스트미디어도 존재한다. 하지만 로스트미디어 계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적어도 1980년대 이후의 것들이며, 대부분은 그중에서도 인터넷과 디지털 시대가 개막한 1990년대의 것들이다. 때문에 여기서는 인터넷과 디지털을 통한 방법을 위주로 소개할 것이다. 그 이전, 역사적인 것들은 전문가인 역사학자들에게 맡겨야 하지 않겠나.   방법 1. 검색로스트미디어 발굴의 기본은 검색이다. 그러나 단순한 검색만으로는 힘들다. 단순 검색으로 찾을 수 있다면 로스트미디어가 왜 생기겠는가? 따라서 로스트미디어 발굴에서는 더 세부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첫 번째로는 구체적인 키워드.. 더보기
쥬니어네이버의 서비스 종료와 사라지는 추억들 어린이 포털 사이트의 종말쥬니어네이버가 최근 2025년 5월 27일부로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이를 통해 어린이 포털 사이트의 명맥이 끊기게 되었다. 국내에 존재하던 어린이 포털 사이트에는 야후꾸러기와 다음 키즈짱, 그리고 쥬니어네이버가 있었다. 특히 쥬니어네이버는 야후꾸러기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던 어린이 포털 사이트 최강자였다. 하지만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혁명 이후로 쥬니어네이버를 비롯한 어린이 포털 사이트는 전부 정상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야후의 국내시장 철수로 야후꾸러기가 서비스 종료를 알리고, 다음 키즈짱도 겨우겨우 살아 숨 쉬다가 2015년이 되어서야 서비스 종료를 하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쥬니어네이버였다. 그리고 올해, 쥬니어네이버의 서비스 종료를 끝으로 어린이 포.. 더보기
로스트미디어, 그리고 잊혀질 권리 로스트미디어, 그리고 잊혀질 권리잊혀질 권리라는 말이 있다. 2014년, 유럽사법재판소가 내린 판결로 인해 유명해진 단어다. 대한민국에서는 이에 대한 법적 정의가 없지만 '온라인 상에 노출되고 있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삭제요청 할 수 있는 권리' 정도로 간단하게 정의 내릴 수 있다. 해외에서는 더 오래되었지만, 한국에서는 2023년 말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로스트미디어라는 개념이 유명해졌다. 분명 보고 즐겼던 기억이 있지만 어느새 사라진 영화, 음악, 게임, 애니메이션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리고 더 크게는 그것들을 찾아가는 행위 자체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는 단순하게 추억을 좇는, 혹은 호기심에서 촉발된 행위를 벗어나 대중문화를 보존하는 아카이빙이라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대중문화라는 것은 단.. 더보기